엄마도 같이

2020. 11. 24. 09:54 from ++

아이가 2살이 넘어가면서 몇단어들을 붙여서 의사를 표현할 수 있게되었다.

신기하다. 어떻게 알았지. 어떻게 저렇게 단어를 붙이면 된다는것을 배웠지.

기특하고 기특해서 참으로 신통방통하다. 

 

요며칠을 거실 구석의 책상에서 거의 붙어앉아 일을 쳐내는 중인데,

그가 주4일제 일을 하고 있어서.

월요일은 그가 아이를 봐줄수 있어서.

주말을 끼고 월요일까지가 내가 가장 일에 몰두할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코로나로 집에서 근무하는 날이 많아지고.

아이는 엄마가 집에 있어도 자기와 놀아줄 수 없을때가 있다는 것을 배운듯하다.

아이는 더이상 나를 찾아와 붙잡고 매달리고 울지 않는다.

내가 책상에 앉으면.

엄마 바이바이. 곧잘하고.

놀이터로 공원으로 나가는 것을 더 좋아한다.

 

엄마도 같이.

불현듯 아이가 말한다. 

엄마도. 

같이.

 

놀이터갈거라고 말해주는 내게. 

미처 아빠랑 나갔다와. 말을 붙이기 전에.

 

나는 눈물을 쏟았다.

고작 삼사일인데. 

주말 이틀을 모두 일하는 날은 사실 드물기때문에.

아이가 힘들었구나 싶다. 

 

어릴때 일하는 엄마가 너무 싫었던 때가 생각난다.

소풍도 할머니나 고모, 이웃집 아줌마와 가야했고.

학교 배웅도 마중도 엄마가 한번도 와주지않는 것이 섭섭했다.

사실 이렇게 커서도 엄마가 나를 자주 찾지않으면 섭섭하다.

 

내 아이에게는 같이해주고 눈맞춰주는 시간을 더 길게 갖게 하겠다 생각했지만.

겨우 몇마디 붙여서 말하는 아직은 아기같은 아이가.

엄마도 같이가자고. 엄마도 같이하자고.

언제 다시 같이 하냐고 묻는다.

맘이 울컥한다.

 

아이는 눈에띄게 빠른 속도로 커가고.

일도 그렇게 나를 기다려주지않는데.

나는 많은 것을 놓치고 싶지 않은데말이다. 

목이 메이게 마음이 복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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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가 어쩐일이니.

2020. 11. 20. 02:15 from ++

갑자기 문득문득 떠오를때가 있다. 

니가 어쩐일이니. 그렇게 말하던 e의 얼굴. 

 

그녀는 내가 프랑스로 교환학생을 간다고 했을때 선뜻 나를 도와주겠다며

불어에 불도 모르던 나에게.

불어사전도 사주고 불어기초도 가르쳐주었다.

분명 따듯하고 좋은사람같았다.

 

나는 빠리에서 상처받았고.

외로웠고.

용감해졌다.

 

그녀가 빠리를 방문했을때

나를 만나러 들러주었을때.

나는 그 따듯함에 또 감동하고.

그녀의 좋은 친구들을 소개해주었을때.

감사했다.

세상엔 좋은 사람들이 많구나하고.

 

나는 어렸고. 

투정부리고 싶었고.

나를 예뻐해주는 그녀의 친구들이 좋았다.

차갑고 외로웠던 빠리에서 흔히 만나지 못했던 좋은 느낌이었다.

 

행여 내가 선을 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친구들에게 무례했을지도.

혹은 그 친구들을 소개해준 그녀에게 무례했는지도 모르겠다.

 

한국에 돌아와서.

우리집 바로 건너편에서.

녹차 세러머니를 한다는 단체메일을 보고.

꽃 사들고 반가운 마음으로 찾아간 나를 본.

그녀의 첫마디.

니가 여긴 어쩐일이니.

언니. 

그렇게 부르는 나를 대하는 차가운 얼굴.

축하드려요.

그렇게 그 꽃들이 휴지통으로 들어갈 것같은.

뭔가 내가 대단히 실수 한것같은 느낌을 뒤로하고.

그게 마지막이었다.

 

몇년이 지나고.

그녀의 친구들을 또 만나게 되었지만.

뭔가 어른스럽게 대처하지 못한 기분이다.

아 망했다.

그녀가 이 소식을 들으면 나를 더욱 싫어하겠구나. 했다.

어짜피 끊어진 인연이지만.

왠지 더 폭망한 느낌.

 

근데 뭐가 망했단 말인가.

잘 생각해보면.

내가 뭔가 대단히 잘못한거같기도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또 억울하다.

교환학생을 가기전에 그녀가 내가 지내던 오피스텔을 서브렛 하고 싶다고 했을때도.

난 그녀가 호의적이라고. 

내가 8개월간 집세를 그저 버리지않게.

혹은 방을 빼지 않아도 되게 해주는 호의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녀도 나를 이용한게 아닌가.

그 집세의 절반은 내가 내었고. 

내 가구며 물건들은 모조리 치워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그런 서브렛 조건은 거의 밑지는 장사였다.

그녀도 내게 얻는것이 있었고.

나는 그렇게 얻는것도 많지 않았다.

사실 그녀의 호의가 결국 일방적인게 아니었는데.

나만 늘 감사했다.

뭔가 틀어져서 내게 냉랭하게 멀어졌을때도.

나만 죄스럽고 속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조금 많이 억울하다.

그녀가 계속 내게 좋은 사람이었음 좋았을것도 같다.

그렇게 잃어버린 관계들이 그동안 아쉽지 않았는데.

가끔 그녀의 차가운 얼굴을 잊지 못한다.

내가 정말 나쁜사람이라고 질나쁜 아이라고.

못박을것같은 표정.

말이라도 좀 해주지.

좀 덜 억울할 것같다.

 

그래도 나는 이만큼 커서.

나이가 들어서.

좋은 사람이 되야지.

더 나은 사람이 되야지.

하면서 철들어가고 있는데.

나의 커감을 보지도 못했으면서.

 

누군가의 기억에.

그때를 떠오르면. 

나는 그런 대접 받아 마땅한 애로 남아있을거같아서.

왠지 슬프기까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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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을 다스릴시기.

2018. 7. 19. 05:51 from ++

왜 항상 이모양인지 모르겠지만.

내가하는 모든일들의 데드라인은 늘 같은 시점에 몰려있다.

카운트 다운은 벌써 들어갔고.

나는 두가지 큰 일을 두달도 채 남지 않은 때에 맞닥뜨려야 한다.


예전엔 2시간 3시간을 자면서 몇달을 버티면서라도 데드라인을 지켜냈던 나인데.

이번에는 다르다.

정말 될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일은 진행되지 않고.

나는 매일 두려움에 떨면서도 어찌할바를 모르겠다.

잠이 쏟아지고 몸이 둔해지고 

나는 그냥 침대에 누워있고만 싶다.


내가 준비를 하든지 안하든지 닥치게 되는 다른 하나의 데드라인은.

두려움의 배를 더한다. 

그 날의 두려움보다는 그 날을 기점으로 진행되는 모든 미래에 불안함이 나를 끊임 없이 괴롭힌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다가도.

어떻게해도 되지않을것같다.


몇번이나 그저 모든것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

그저 보이지않게 사라지고 싶기도하다가.

또 용기를 내보자 하고 힘을 내보다가.

나는 생각보다 큰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어내고 있다.

이렇게 겪어내다보면 그날이 되면 조금은 덜 두려워지는것일까.

올해가 시작되고 얼마 안되어서부터 지금까지.

이젠 정말 코앞에 놓인 그 끝에서 나는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여전히 무서워 뽁뽁이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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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의 포도알과 7가지 소원

2017. 3. 31. 00:56 from ++

새해가 되는 것이 기쁘지않아. 새로운 무언가를 바라는 사람들이 부러울뿐이야. 그들은 그래도 바라는 것이 있으니까. 

2017년을 맞이하기 직전에 나는 말했다.

불과 3개월전인데 먼 옛날처럼 느껴진다. 


2017년이 밝을때 7개의 포도알을 먹으면서 7가지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는 친구의 말에.

꼭꼭 한알씩 7알을 삼키며 눈을 감아 빌었다.

미신이면 어떤가, 그저 소원이 있다는게 중요한데.

나는 가족들의 평안과 건강을 빌었다.

뭐 식상하지만 바라는 것이 그것뿐이니까.


그래도 한두가지는 나를 위해 빌어봐야지. 

나는 이기심을 부려본다.

다시 용기내게 해주세요.

나는 잽싸게 기도했다. 



생각해보면 

성서말씀중에 아마도 사람들에 제일 기대는 말씀이 

"두드려라 그러면 열릴것이다. 구하여라 그러면 얻을것이다" 이 아닐까.

하여 나는 많이도 두드렸다. 구하였다. 엎드려서 빌었다.

요즘은 이 말씀에 약간의 덧붙임이 있다면 좀 더 좋았겠다 생각해본다.

"끊임없이 두드려라, 그러면 하나정도는 열릴것이다. 끊임없이 구하여라, 그러면 한둘쯤은 얻을것이다" 라고. 

비록 이것이 인생의 진리라 할지라도 말이다.

그래도 어쨌든 싫다 힘들다 하면서도 나는 구하였다. 할수있는게 그것밖에 없어서.

그렇지만 대부분의 나의 구함은 어떻게 하게 해달라기보다. 용기를 달라고 구하였다. 



그런데 정말로 올해 의심되리만치 좋은 기회들이 이상하게도 열린다.

그동안 울었던것들 보상 받으라고.

신께서 옛다, 그간 많이도 울었다, 수고했다. 하며 던져주는 것인지.

아니면 포도알의 요정이 정말 기도를 들은것인지. 

나는 새롭게 시작되는 기회와 일들에 기대에 차있다.

무섭기고 두렵지만 앞으로 나아가기로 한다. 

용기내서 씩씩하게. 

나는 계속 구해야한다. 이 용기 잃지않게. 계속 힘을 내게.


뻔하고 식상하지만 어둠끝에 빛이 있고.

불과 몇달전의 나는 행복하다 웃어본게 기억이 잘 안나는 지경이었지만.

빛의 서막을 받아 행복하여 요즘은 종종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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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해주세요.

2017. 3. 3. 00:04 from ++

간만에 손가락들 끄트머리가 떨린다. 

원하는 결과를 기다려본게 정말 오랫만이다. 

그 결과를 위해서 준비하고 만들고 또 연습에 연습을 더하고 밤을 새웠다.

간만에 이런기분 나쁘지는 않지만 무섭기 그지없다.

겨우 이제야 조금은 돌파구를 찾은 것같은데

문을 열기도 전에 닫으라고 할까봐.

또다시 낙심과 절망으로 헤메게 될까봐.

그제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 삼일을 내내 조마조마한다.



그래서 자꾸 신께 기도한다.

주신 것에 감사하게 해주세요.

이미 받은 것에 감사하게 해주세요.

지금껏 배운 것들에 감사하게 해주세요.

다시 용기를 내게 해준 것에 감사하게 해주세요.

이것이 내것이 아니라면 다른 길이 있겠지하고 감사하게 해주세요.

제발. 

하고 기도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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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장.

2016. 10. 11. 20:31 from ++

“나도 알어! 눈에 뵈는 완장은 기중 벨볼일없는 하빠리들이나 차는 게여! 진짜배기 완장은 눈에 뵈지도 않어! 자기는 지서장이나 면장 군수가 완장 차는 꼴 봤어? 완장 차고댕기는 사장님이나 교수님 봤어? 권력 중에서도 아무 실속 없이 넘들이 흘린 뿌시레기나 주워 먹는 핫질 중에 핫질이 바로 완장인 게여! 진수성찬은 말짱 다 뒷전에 숨어서 눈에 뵈지도 않는 완장들 차지란 말여!”윤흥길, 완장 (1983) 중



런던은 워낙 많은 인종들이 섞여서 살아가기때문에 내가 한국사람이라 동양인이라 차별대우 받은 것같지 않은데

그래도 역시나 유색인종들은 어쩔수 없이 겪는 문제들이 생기곤 한다.

몇번 겪지 않았던 차별 혹은 혐오 발언들은 웃고 넘길때도 있지만 서럽게 느껴지는건 어쩔수 없다.

딱히 뭘 잘못한 것 같지 않은데 죄스럽고 무섭고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단지 내가 외국인이란 이유로. 

혹은 동양인이란 이유로.

영국인과 결혼했단 이유로. 

결혼의 진정성을 의심받고.

그런 의심이나 혹은 동양인 비하발언에도 한마디 따지지 못하건 

그들이 찬 보이지 않는 완장이 꽤나 무섭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예전에 언니가 미국에서 살때 미국내 한국인들은 아무리 퀄리티 있는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고 좋은 직장에서 일을 한다고 해도 중산층에 근접 대우받기란 하늘에 별따기라 했던 생각이 난다. 

이곳에서 6년째 살아오면서 그다지 뭔가 어떤 계층으로 인정받으려고 발버둥 치면서 살아본적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제 일을 겪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사실 하나가 번쩍 머리를 깨운다.

난 여기서 밑바닥 계층이란 걸. 


학교에서도 마찬가지다.

왜 이러지. 왜이렇게 힘들지. 왜이렇게 안되지. 왜 이렇게 인정해주지 않지.

그랬는데. 

사실 난 디자인을 공부한 주제에

그렇다고 수학적 공학적 개념이 뛰어난 것도 아닌주제에.

공대에서 박사따려고 하는 

근본도 없는 '밑바닥' 혹은 '꼴등' 무리중에 하나이기 때문이다.

전교1등을 하던 수재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하는 것들에 대해 늘 자신만만해서 몰랐던 사실이다.

그냥 여전히 난 잘하는데 이해를 못해주는 이상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서 힘들었다 생각했다.

착각이 지나쳐서 고뇌가 깊었다.


보이지 않는 완장을 찬 그들속에서.

나는 아주 잘 보이는 완장를 단 셈이다. 

그러니 소위 말하는 '다른 대우' 혹은 '차별 대우'는 어디서나 온다.

그것을 서슴치 않는 몇몇 평범한 이들에게 대체 나에게 왜 그러냐고 묻지 않기로 한다.

이것을 인정하게 되면 일이 좀 편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뗄수 없는, 정말 잘 보이는 하빠리들도 차지않는 꼬리표를 달고서.

그들과 같은 대우 받기를 원하는 것이 이상하다는 것.

자 그럼 다음은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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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를 찾고싶다.

2016. 8. 26. 23:07 from ++


하루를 잘 보내다보면 무엇이되겠지. 하면서 나는 장기적인 목표는 세우지 않기로했다.

그게 내 당분간의 전략이야.

나는 그에게 못박았다. 


그렇게 꿈을 버린채 이년을 삼년을 살았다.

스스로가 원하는것이 생기는 것이 사치여서 그냥 닥치는대로. 하루살이.일주일살이.한달살이. 

하다보니 어느새 또 여름이 지나간다.

그동안 나는 누군가의 아내가 되었다.

우리는 서로의 가족이 되었다.

꿈을 버리고 살다보니 소박해져서 좋은것같았다.

소박한 행복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간과했던 사실이 있다.

나는 나를 자랑스러워 하지 않게 되었다.

꿈을 꾸지도. 그것을 얻으려고 궁리하지도 않고.

단지 맞지않는 옷을 입고 그중에서 가장 바보가 되어서 위축되고 의심하면서.

또 인정하지도 인정받지도 못하면서.

땅위에 발바닥을 내려놓지 못하면서지냈다.


허공에 떠서 허우적거리면서 살다보니.

삶이 즐겁지가 않다.

이제 원하는 것이 생겼다. 

나는이제 제자리를 찾고 싶다.

용기와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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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십년같다가도 또 일초일분처럼 빠르게 지나가는 혼돈의 시간이 간다.

그 시간은 지나간걸까.

나는 그것을 버텨냈나.

울고 싸워서 나는 그 어렵다는 지도교수바꾸기를 해냈다.

학과 프로그램에서 나를 죽일듯이 벼랑끝으로 밀어붙였지만 나는 버텼다.

어쨌든 폭풍이 잠잠해진것같지만 나는 의욕과 믿음을 잃고 방황한다.

누구를 믿어야할지 모르겠어서 나는 학교에서 극도로 말을 아낀다.


그래서 계속할거야 그 공부?

방황을 끝낸것같이 태연해 하는 나를 보고 그가 묻는다.


8월이 지나면 생각해볼거야.

내 우선순위는 8월이야.

나는 대답했다. 


몇주남지않은 결혼식이 나에겐 당연히 더 우선이다.

내가 매일같이 울고 넘어질때 우리는 함께 울타리를 만들기로한다.

그게 지친 나를 쓰러지지않게 붙잡아 줄거라고 그와 내가 믿어서.

어쩌면 그동안 너무 하는일에 신나서 그와 그토록 어긋났었나.

신은 역시나 공평한것인가.

하지만 우선순위로 하는일이라도 재밌어야하는데. 

인생에 한번밖에 없다는 소중한 날인데.

사실 무엇에 신나서 무엇을 준비해야하는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다. 

마음을 다른 것들에 분산시키는 것은 좋은 방법이다. 

이미 벌어진 일들에 지쳐서 잃어버린 의지 혹은 의욕이 돌아오기가 쉽지않다고 할지라도.

그래도 이토록 하는 일에 생각이 없이 살아보는 것도 방법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나는 이 마음을 믿기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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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2016. 4. 9. 07:05 from ++

할머니가 돌아 가신지 벌써 거의 십삼년이 지났다.

나는 할머니가 키워준거나 다름없는데. 

이상하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그당시를 제외하고는.

할머니를 생각해도 슬프지 않았다.

가끔 언니가 할머니를 생각하고 슬퍼할때.

나는 할머니의 제일 친한 친구가 나였기때문에.

그때 나는 할머니와 많을 것을 했기때문에.

아쉽지 않다고하면서.

나는 같이 슬퍼하지 않았다.

슬퍼지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말이다.


이상하게도 할머니는 십삽년동안.

손에 꼽을 정도로만 내 꿈에 나타났다.

나는 할머니의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어째서 꿈에 나타나 주지 않는 것일까. 조금은 섭섭할 지경이었다.

슬프지 않아도. 

보고싶긴하기때문이다.


어제.

간만에 할머니가 내 꿈에 등장한다.

무슨 일인지 우리는 함께 공항에 있다. 

나는 어디론가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할머니가 기어코 배웅을 나왔다. 

그런데 아차. 생각했다.

할머니 혼자서 집을 찾아가기엔 공항이 너무 멀었다.

가는 길도 복잡하고.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갈아타고 가야하는데.

할머니는 모르는 길은 혼자 가지도. 멀리 나서지도 않는 사람인데.

나는 마음이 복잡했다.

할머니를 데리고 커피숍이라도 앉아서 차근히 방법을 연구하리라 하는데.

커피숍 근처에 거의 다왔는데.

비행기 떠날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은게 보인다.

이런.

나는 할머니를 다시 데리고 게이트까지 간다. 

우왕좌왕 어쩔줄 모르는데. 비행기 게이트가 닫히려고 하고.

비행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전기로 아직 한명이 못탔으니 게이트를 홀딩해달라고 바쁘게 연락한다.

나는 할머니가 걱정되어서 어쩔줄 모르다가 

그들에게 엄마의 전화번호를 적어 꼭 전화로 할머니를 데리러 오라 말해달라고 한다.

엄마의 핸드폰 번호를 적는데.

숫자가 제멋대로 자꾸만 틀리고.

시계바늘은 이제 15분전이라고 한다.

나는 어쩔수없이 게이트를 향해 뛴다. 

뒤돌아보니 할머니가 도우미들에게 둘러싸여있다.

나는 엄마의 전화번호를 다시한번 확인차 외쳤지만.

그들이 듣지 않는 것만 같다.


나는 잠이 깼다.

이것은 무슨꿈일까.

나는 처음으로 많이 슬퍼졌다.

할머니가 없다는게 십삼년만에 슬펐다. 

나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꿈 이야기를 하며

목놓아 울었다.


많이 힘들구나. 

언니가 훌쩍이며 말했다.


그래. 정말 그래.

나는 대답했다.


나는 요즘 삶이 행복하지가 않다.

버겁고 힘들고 지친다.

나는 조금은 이 삶의 행태에 억울한 심정까지 든다.

그래서 나는 줄곧 다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의 기억은 그때가 따듯하다고 생각하나.

나는. 할머니가 지금. 내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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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2016. 2. 13. 01:21 from ++

삼십대중반까지살면 '혼란'이라는 것이 조금은 없어질줄알았다.

오만이었구나.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다.

무엇이 되려고 한적은 없지만 주어진것들에 감사하고 한발씩 나아가려고.

남들처럼 똑같이 좌절하고 울고 넘어지고 또 일어서고 그러면서 살았다고 생각한다.

안될거라는 편견보다는 될것같은데.하는 긍정의 마음을 믿고 살았다.


그런데 요즘.

안될거같다.

힘들거같다.

위기다.


지금까지 겪어온 위기들과 비교할 수도 없게.

칼을 뽑으면 무라도 썰자했던 믿음을 배반하게.

이 칼이 아니면 다른 칼을 집으면 왜 안되는가. 하는 마음이 간절하게.

지금 주어진 일들을 그만 두고싶다.


이것은 과연 잡념일까.

어떤 산이라도 넘으면 힘든 여정을보내야하는 것이 당연지사인데.

내가 너무 앓는 소리를 하는가.

나는 정신력이 줄어들었나.


하지만 버티기가 힘들정도로 압박을 느낀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생각한다.

이건 아닌거같은데.


하지만 또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할지라도.

과연 문제들은 해결될까.

나는 과분한 것들에 대해서 고민하는가.


나는 혼란중이다.

그리고 혼란을 끝낼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하루하루 연구실행이 지옥행 처럼 느껴지고.

같은 언어로 싸우고 있지만 다른 나라 말처럼 들리는 지도교수와의 논쟁은 나자신을 의심케한다.

인종차별적인 발언이나 차별대우에 항의해도.

사실성에 근거하지 못한것같다는 대답이나 듣기 일쑤이고.

이런 대우속에서 지금 내가 얻으려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는 행복한지.

2년반을 더 참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위기다.

분명히 위기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나는 이곳에서 행복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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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사람입니다.

2015. 11. 30. 20:14 from ++

해외를 떠돌면서(?) 살다보니 가끔만나는 한국사람들이 반갑게 느껴지는건 응당사실이다.

어쩌다보니 런던에 오래 눌러살면서도 한국인친구는 단 한명. 

그런데 가끔 만나는 한국사람들중에 또 나처럼 해외를 떠돌면서 살아온 사람들중에 가끔 이런사람들이 있다.

한국에서 오래 안살아봐서 한국인은 아닌것같고 특정나라에서 오래살았지만 그 나라사람도 아닌것같은. 

왠지 그들을 보면 안타까운 맘이 든다. 

왜냐하면 외국생활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은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걸 잘 알고있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

한국인 인것이 자랑스럽다던가 아니면 한국인인게 싫다라던가 하는 그런것 말고.

그냥 나는 한국사람이라는 것. 그 사실. 

나의 전통이, 문화가, 현 사회가 어떤지를, 무엇이 문제이고 무엇이 장점인지를 아는것이.



어릴때 주말에 동네 어른들이 우리집에 놀러와서 저녁이라도 먹을때면 

래퍼토리처럼 나오는 비판들이 지루했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어른이 된 지금 나도 한국을 비판할때가 많아졌다.  

돌아가는 정치경제, 부정부패, 말도 안되는 대통령들, 

보여주기가 급급하여 속이 빈 강정같이 변해버린 문화들을 보는 것은 한국인으로서 가리고 싶은 현실이다. 

그런데 외국인 누군가가 한국음식이 싫다고만 해도 기분이 더러워진다.

마치 내가 내 부모님를 흉볼 수 있지만 다른이가 욕하면 기분이 더러워지는 것과 마찬가지인것. 

어찌된듯 뗄레야 뗄수없고 지울래야 지울수 없는 현실이 내가 한국사람이라면 나는 그저 잘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국생활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대부분 한국에 대한 것들이고, 

어쩔때 내가 뻔한 상식같은 질문에도 대답을 못하게 될때 부끄러워졌었다.

그때마다 많이 알아야겠다 생각했고.

알아갈때마다 내 나라에 대한 새로운 것들을 발견하곤했다. 

정체성에 혼란을 겪는 사람들치고 현지 사회든 한국인 사회든, 어느한쪽 사회라도 적응 잘하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알고. 비판하고. 감싸고. 나아지려고 노력하고. 

그러다보면 발전하지 않겠나. 나도. 우리나라도. 

어찌보면 남녀관계와 닮아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머리끝부터 완벽한 이상형을 바라는 사람치고 그런 사람 만난 경우를 보지못했고,

죽도록 남친 여친 욕만하는 사람치고 행복한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를 본적이 없다. 

서로를 알아가고, 비판하고, 감싸고, 나아지려고 노력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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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하겠어.와 하기싫다.

2015. 2. 4. 20:47 from ++

작년여름 끝무렵부터 너무 많은 일들이.

기회들이 다가와서.

그동안 내가 '한번이라도' 라고 기도했던 기회들이 너무나 넘치게 와서.

할수있다. 하겠다. 쉽게 대답했다.

하지만 이것은 외로운 싸움이다.

일을 하나씩 쳐내면서.

지금 내가 잘하는 것인가.

이 일을 끝낼수 있는 것인가.

이 기회는 그냥 대충 넘기면 안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오백번 든다.


남들이 보기에 배부른 소리.

남들이 보기에 부러운 위치. 

하지만 그 남들은 알까.

난 정말 외롭다.

이 일들을 혼자 해내가는 것이 싫고.

그저 조금은 조용히 살고싶기도 하다.

나는 한번에 하나씩 하고싶은데.

삶은 그다지 공평하지 않다.

마치 '한번만이라도' '한번의 기회만이라도, 제가 뭘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세요' 하고 간절히 기도했더니.

'잘할수있댔지? 자 옛다, 어디 한번 맘껏 해봐' 하고 백개를 던져준 나쁜 주인을 만난 노예가 된 기분이랄까.


예전같았으면 이를 악물고

보여주겠다. 잘해내서 보란듯이 널 비웃어 주겠다.하고 오기를 부렸겠지만.

나도 늙는다.

나도 지친다.

힘이 딸린다.

나를 의심한다.

괜히 한다고했어.

괜히.

하는 여린맘에.

눈물이 줄줄 흘러도.

어디가서 '남들이 부러워하기때문에' 하소연도 못하고.

한다. 

어쨌든. 

느리게라도.


정말 이 수많은 일들을 

안할수만 있다면 안하고싶다.

왜냐하면 나는 정말 못할것같기때문에다.


하겠다 대답한 자신감은 이미 없어진지 오래.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는 그가 있지만.

그에게도 나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한두번이다.

앓는 소리, 우는 소리 그만하고싶다.

그래서 이 일들을 정말 안하면 안될까 하는 생각이든다.

지금같아선 나는 유명해지거나 돈 많이 벌거나 하고싶은 생각도 없기 때문에.


하지만 너무나 모순되는 사실은.

나는 분명 단 한번의 기회가 끝나면 또 다른 기회가 오길 바라게 될 것이다. 

그럴려면 계속 이렇게 나아가는 수밖에 없다.

일단 온 것들을 해결해야한다.

이 지독한 외로운 겨울이.

몸이 지치는 겨울이 빨리 끝나고.

조금은 여유를 부리는 봄을 기다릴뿐이다.

울지마 박수맹.

하기싫다고 우는 초딩처럼 굴지말란말이다. 하고 나를 채찍질한다.

어쩔수없다. 엎질러진 물이다.


하지만 또 어쩔수없는 나의 솔직한 속마음은.

진짜.

지금. 아무것도 하기싫다.

진심 이 일들이 나를 고독하게 만든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이 일들을 하나라도 잘 끝낼수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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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했어요.

2015. 1. 3. 01:54 from ++

새해가 밝았다.

벌써 이틀이 지났다.

지난해를 돌아볼수도 없도록 몸이 지쳐서 지독한 독감을 두번이나 겪어내고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내러 데본에 내려가 2주를 훌쩍 보내고 런던으로 돌아와서야 번쩍 생각이 들었다.

이런. 또 한해가 시작되나.


2014는 나에게 많은 눈물과 땀을 요구하였고. 

나는 정말 계속 앞으로 앞으로 걸었고.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들을. 기회들을 얻었고.

얻은 기회들은 절대로 놓치지 않기위해서 할수 있는 것을 다했다.

나로써는 정말 한치의 후회도 없는 해였다고 생각한다.

나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한 적이 그다지 없지만- 이것은 겸손이 필수인 한국사회에서 살아봐서 그런가-  

RCA를 떠난 직후부터 지금까지의 나는 내 인생에서 가장 칭찬받아도 될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정말. 열.심.히. 살았다.

열심히 살고, 울고, 웃고, 사랑하고, 괴로워도 하고, 불행해도 하고, 행복해했다.


자. 다시 시작. 

시련이 조금은 끝난 것같아서, 혹은 그것들을 겪어내느라 마음은 한결 성장해서, 올해는 조금 여유롭게 시작한다.

잘하고 잘못하고 그런거 인생에서 크게 없다.

그냥 믿는데로 계속 가면된다는 것. 

힘들면 또 잠시 멈추고. 

화나면 표현도 좀 하고.

질투나는 사람들 욕도 좀 해보고.

이게 한살 더 먹어서 좋은 이유라고나 할까.

어쨌든 칭찬으로 시작한다.

잘했어. 잘해왔어. 참 잘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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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에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믿기힘든 재난은 온 나라를 마치 정지시켜버린 느낌이다.

나는 감정의 불안정 속에서 꽤나 오래 고통받고 있었지만

마치 전염병처럼 퍼진 사회전반의 분위기는 이것을 배로 만들었다.

하지만 나는 마치 공중에 떠올라 이것을 지켜보는 공기마냥, 

감정적으로 오랫동안 심약해져있었기때문에, 그리하여 더 큰 고통을 감당할 수가 없다는 변명을하면서.

이기적인 마음으로 혹은 본능으로 눈을 감고 입을 닫고 귀를 막았다.


재난에 반응하는 사회는 감정적으로 붕괴하는 절차를 보여준다.

믿기힘든 광경이 벌어졌음을 알리는 미디어 스크린앞에서의 놀람은 점차 슬픔으로 바뀌고.

희생자가 없기를 바라는 간절함과 동정으로.

그리고 그것이 무너지기도 전에 이 일이 벌어지게 된 모든 사회적 정치적 시스템에 대한 분노로.

분노가 해소되지 못하자 쌓이게 된 모든 감정은 사회를 통째로 우울함으로 빠져들게 한다.


목적을 잃은 것처럼 보이는 소셜 미디어에 도배가 되어가는 소문들과 뉴스들은

무엇이 진실인지 거짓인지 판별하는 것이 

도무지 사람인지 아니면 우리가 그토록 떠받드는 하이테크놀러지 시대의 기기들인지.

알수가 없게 만들기때문에.

나는 논쟁을 피하는 사람이 자청해서 되었다.


하지만 생각했다.

나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지금 이것을 내가 대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알고싶었다. 

논쟁은 중요하다.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논쟁은 사회를 어떤 방식으로든 크게한다.

그것은 참이다.

분노는 사그러들지 않을 것이다.

어디에도 완벽한 진실은 존재하지 않으며.

설사 그것이 존재하더라도.

희생된 사람들은 돌아올 수 없기때문이다.

잘못된 시스템과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못했던 이러한 재난에 대처하는 기획과 엉성한 전략들은 비난받아 마땅하다.

어짜피 곧 드러날 참들을 숨기고, 혹은 그것을 이용하는 미디어나 인간들은 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국민성과 이 전체 사회와 나라를 욕하는 것은 결국 누워서 침뱉기밖에 되지 않는다.

해외를 떠돌며, 이나라에 마음을 붙이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내가 이 논쟁에 낄 자격이 있는지는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경험을 통해서 알게된 하나는 있다.

내가 우리엄마아빠의 자식인것은 영원히 바뀌지 않는 것처럼.

내가 한국사람인 것은- 설사 기회가 되어서 국적을 바꾸는 한이 있다고 할지라도- 바뀌지 않는다.

외국생활을 하면서 나를 더욱 힘들게 했던 것은.

내가 가진 국적이 나에게 기회 제한할 때였다.

그리고 표면적으로 국적뿐아니라, 내면적으로 나는 우리나라를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못하는 것때문에.

나는 이곳에서도 저곳에서도, 이것도 저것도 아닌 사람으로.

나의 아이덴티티의 혼란을 겪으며 살아야한 다는 것이었다.


물론 이 어처구니 없는 사태와 그것에서 파생되는 많은 실망스러운 것들을 보았을때.

결코 자랑스러운 국가의 대처는 아니다. 

하지만 국가는 결국 정부인가. 

그렇지않다. 

사람들이다.

뻔하고 뻔한 이야기로. 

사람들이 이 국가를 만든다.

사람이 존재하지 않으면 이 조직도, 사회도, 국가도 존재할 수 없으니까.

비난받아야할 것들은 받아야한다.

하지만 언제까지 맹비난만 퍼붓고 식어버릴 것인가.

고쳐지지않으면 야단은 단순히 듣기싫은 잔소리가 되고만다.

경각심을 일으키는 따끔한 이야기들이 돌아야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나는 무엇이든 고치려면 사람들이 깨어나길 바란다. 

그래서 더이상 이나라 국민인게 싫어요. 챙피해요. 할수만있으면 국적 바꿔버리고 싶다. 하는 

대부분의 결코 이루어질 수없는 한탄말고. 

어떻게하면 나아지는지 생각하고, 논쟁하고, 그리하여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하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사람들이 만든 이 나라가 결국 다시 사람들에게로 더 많은 기회를 주면 안되나 하고 생각한다.

지금은 현실에 벌어지는 일들에 모두가 분노하며 고통속에 있지만. 

이 우울은 언젠가 끝이 날 것이며.

그때까지 우리는 서로를 부둥켜안아 보듬어서 - 왜냐하면 우리는 우리나라 사람이니까- 이런일이 벌어졌지만, 결코 자랑스럽진않지만. 더 나아지게 만들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꽤 괜찮은 나라라고 생각할수있게, 왜냐하면 우리가 꽤 괜찮은 사람들이기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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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을 오기전에 항상 부러웠던 사람들이 있다.
지속적인 작업파트너가 있는 디자이너 혹은 작가들.
DI는 대부분 공동작업을 조금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2학년때는 당연히 개인작업을 해야하기때문에.
RCA에 와서 공동작업은 셉과 함께했던 synbio프로젝이 전부다.
그것도 그닥 완전성공적이라 꼽을 수 있는 작업이 아니어서,
나는 참 콜렙은 힘든 성격인가했는데.

졸업후에 이유야 어찌되었던.
나는 클렘과 함께 스투디오 준비를 하고 있다.
내가 영국에 남기위해서는 별달리 방법이 없어서 시작한 것이긴 하지만.
아직도 갈길이 구만리길 같지만.
그리고 정말 이것이 현실이 될 것인지도 알수가 없지만.
우리의 스투디오 설립은 어찌되었던 순항중이다.

졸업도 전에 클렘이 취리히에 있는 대학에 연구원으로 가기로 한 것을 알고 있었기때문에.

클렘과 이 일을 벌일 것이라고 생각을 해본적이없다.

하지만 내가 이 일을 혼자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클렘에게 고민처럼 털어놓았을때.

그는 언제나처럼 기꺼이 손을 먼저 내밀어주었다.


내가 너랑 같이 하는 것은 어때.


아무리 그 상대가 클렘이어도.

빚지는 것같은 마음이 드는 것은 싫었지만.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고.

클렘은 완벽한 상대였기때문에 나는 잽싸게 손을 잡았다.

그는 나의 영혼의 짝처럼,

키다리 아저씨처럼,

내가 위험에 처하면 구해주는 수퍼맨처럼.

매번 이렇게 나를 구해주는 사람이니까.

게다가 그의 작업과 내 작업은 다른듯하면서도 같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기때문에.

우리는 꽤나 완벽한 듀오가 될 것이 분명하니까.


이제 겨우 첫단추 끼웠고,

다음주에는 두번째 단추가 달려있는 프리젠테이션이 다음주에 있다.

클렘이 프리젠테이션에 참가 할 수가 없어서.

홀로 피칭을 해야하긴하지만.

나는 이번관문을 꼭 통과하고 싶다.

이번 관문을 통과하면. 

우리 스투디오의 생존여부는 물론이고.

내가 런던에 남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을수도 있기때문.


박수멩. 울지마. 니 주머니엔 이제 하얀돌이 더 많아.

모든 사람들이 인생이라는 주머니에 같은 갯수의 까만돌과 하얀돌을 담고 있는데.

자꾸 까만돌만 나온다고 울것 없다고 했던 띵잉이의 말이 떠오른다.




하지만 요즘같아선 하얀돌이 정말 내 주머니에 존재하긴 하는 건지 모르겠어.

내가 띵잉이의 말을 클렘에게 전하며 푸념하는동안.

그는 주섬주섬 우리집마당의 작은 돌들을 모아서 보여주며 말한다.


너의 주머니안에 있는 돌들은 이렇게 생겼을거야.

까만돌은 이제 하나도 없어.


클렘의 말은 틀린적이 없다.

어쩌면 나는 하얀돌들을 꺼내면서도 감사한줄 모르고 오만하게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클렘이 만들어주고간 내 주머니속 돌들은 아직도 우리집 마당에 그대로다.


어쩌면 인생은 공평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눈이 멀어서 몇달동안 가슴치며 울어야했고.

그러다가 또다시 같은 사람과 같은 이유때문에 몇주을 울어야했으며.

나를 거리로 내몰아버린 m을 세상 그 누구보다 미워하게 되었고,

임시로 들어와 있는 이집에서도 곧 나가야한다는 것때문에 눈치보느라 두다리 뻗고 잠을 자기도 힘들고,

졸업한지 두달이 지났는데 아직 제대로 된 수입도 없고,

가족이 있지만 없는 것과 같은 상태로 살아가고 있고,

런던에 있을수도 서울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태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중이지만.


나는 사실 남들은 한번도 받지 못할 사랑을 받고 있지 않나.


내가 런던에있던 서울에 있던.

뉴욕에 있던 보스턴에 있던.

우주에 있던 달나라에 있던지간에.

언제나 우리는 함께일거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최고로 멋진사람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나는 더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고.


우리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디자이너가 되어야한다고하면서.

그것을 우리가 함께 해야한다고 해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하는 일을 믿어주고 따라와주는 사람도 있고.

이유불문하고 계산하지도 따지지도 않고, 내 일이라면 무조건 손을 내밀어 주는 사람이 있고.

내가 불안해하거나 힘들어하면 언제든지 달려와서 함께 산책가주는 사람이있고.

힘내려고 애쓰지말라고 얘기해주는 사람이있고.

사랑따윈 더이상 필요없다고 말하는 내게, 너를 위한 소중한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을 주는 사람이 있고,

달콤한 초콜렛꿈꾸라고 농담을 던지면, 초콜렛과 내가 별 다를게 없다고 말해주는 사람이 있고.

세상에 존재해줘서 고맙다고 해주는 사람이 있다.


써놓고보니.완전 비현실같은 이야기이다.

모르는 사람이 들으면 그놈이 너 꼬시려고 별짓을 다하는구나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안다.

이 비현실같은 이야기들을 다 현실로 만들어주는 사람은.

진심이 무엇인지 아는 사람이기때문에 이 비현실같은 현실을 내게 만들어준다는 것.

그것을 깨달을때마다 내 인생이 그렇게 불행하기만은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이번주말은 기대도 실망도 없이.

열심히 일하고.

다시 가슴속이 뜨거워지도록.

우리 디자인 스투디오가 현실이 되도록.

불평은 더이상 그만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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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을수록, 더욱 꼭.

2012. 8. 17. 22:47 from ++


#.

- 몸집이 내 두배정도 되는 아프로아메리칸 여성 두명과 살게되었어. 

  그녀들은 매일매일 내가 집에 돌아가면 꼭 안아 반겨줘.

  숨이 터질 것같이 말이야.

  늦게 갈수록 더욱 꼭 안아줘.

  그녀들과 집앞에서 곧 사진찍어서 보여줄게.


클렘이 떠난지 족히 한달은 된것같다. 


-햇볕이 매일 쨍쨍하고, 런던처럼 다들 바쁘게 살지 않아. 다들 더 행복해보여.

그리 말하는 그도 얼굴이 좀 탄것 같다.

화면을 통해서지만 얼굴을 보는 것도 근 한달만인것 같다.


- 미디어랩 내부좀 보여줘봐.

궁금해서 부탁하자마자 그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나를 구경시킨다. 스카이프로.
좋은 세상이다. 

그가 전에 약속했던 것을 지켜주는 중이다.
런던에있든, 베를린에, 서울에 혹은 보스턴에, 아니면 달에 있든.
함께일거라고.

- 너 없이 'invisible'전시 갔다왔어. 며칠전에. 


나는 논문이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순순히 말한다.

사실 자꾸만 테두리를 돌아가는 느낌이다.

하지만 invisible전시를 보고나서는 곧장 그가 보고 싶었다.

그와 이야기를 해야할 것 같았다.


나는 곧장 인간의 아이덴티티의 '모호성'을 시스템화 하는 것과 

사회에서 평가되어왔던 '경계인'의 의미가 혼합된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해서 질문한다. 

'보이지않는' 것과 '모호한' 것은 의미의 차이가 있겠지만 

내 논문에서 그를 어떻게 함께 풀어낼 것인가가 관건이다.


얼마전에 서울 아트센터 나비와의 인터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인터뷰 내용이 꽤 길어서 많은 시간을 들여야했지만, 나를 돌아보기에 좋았던 인터뷰였다.


- 인터뷰를 하면서 느꼈는데, 나 2학년때 정말 웨어러블 작업 다시해야겠어.

내가 말한다.


- 지금 하는 리서치가 정말 느리게 가고는 있지만, 

 중간과정에 무엇이 있는지 알수 없이, 그저 나비들이 머리속을 날아다니는 기분이지만,

 내가 흥미를 느끼는 주제와 내가 잘 하고 좋아하는 작업을 어떻게 섞어 낼 것인가는 나한테 달린거잖아.

 너는 지금 '재료'에대한 연구를 꾸준히 하잖아.

 분명 니가 원하는 작업이고, 네가 잘하는 거니까.

 나 알고보니 7년이나 벌써 웨어러블 작업전선에 뛰어들어 있었어. 

 분명 내가 좋아하고 하고싶었던 작업이야.

 RCA에 와서 머뭇거렸던 것은, 작업을 방향을 이미 정해놓고 주제를 정하기 싫었기 때문이었어.

 이번 인터뷰때 느꼈어. 얼마나 오랫동안 생각하고 이것을 향해 걸어왔는지.


클렘에게 고백하듯 털어놓고 나니 속이 왠지 시원하다.

작업이야기를 할때, 그는 더욱 빛이 되어주니 나는 힘을 얻는다.


차차 생각해야할 부분이라고 미뤄왔지만, 여름은 빠르게 가고있다.

이번 여름에 해야할 것들이 산더미임에 분명한데 나는 아직 출발선에서만 맴돈다.


이 '모호함'이 어떻게 이야기 되어야 할지, 실을 풀어야 매듭을 지을 수 있다.

이야기는 '나'로 부터 시작해야한다.





#.

가끔 아나를 보면 부러울때가 있다.

왠지 내가 너무나도 치사한 인간이거나 부정적인 인간으로 보여지는 것같아서 화가 나기도 한다.

나는 인생은 살만한 것이지만.그렇게 행복하기만 하진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아나는 다르다.

뭔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처럼 늘 들떠있다.

그것은 어리거나 순진한 마음에서 오는 것일까.

내가 그녀보다 5살이나 많기때문에 더 세상에 의해 탁해진것일까.


스스로를 잘 아는 것이 행복한 삶이야. 너는 그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여기에 있잖아.

너는 분명 행복한 삶이야. 다른이들이 누리지 못하는 것들을 누리고 살잖아.


그녀가 말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니가 뭘 아느냐고 묻고싶을 정도로 화가 치밀어오른다.

하지만 나는 침착하게 반박했다.


불쌍한 사람들과 내 삶을 비교하면서 그들을 동정하며 사는 것은 옳지 못한일이야.

칼에 손끝을 베였을때 '아프다'라고 느끼는 것은 분명 총상을 입었을때의 아픔과는 다른 것이겠지.

그것은 '다른'것이지 아픈것을 부정해야하는 것은 아니야.

아픈 것은 아픈 것이야.


내 삶이 겉보기에 좋아보여도, 그렇다고 내가 속앓이를 해서는 안된다는 것은 아니겠지.

나는 아파. 

나는 행복해.

하지만 나는 아파.

나는 괜찮아.

하지만 때론 안괜찮아.

이게 내 인생이야.

인생은 그런거야. 그냥 아프고, 행복하고, 슬프고 안행복하고, 또 괜찮기도하고 안괜찮기도해.


나는 대답한다.

하지만 속으로 더욱 화가 치미는 것은 어쩔수없다.

아픈 곳을 찔려서 화가나는 것인지. 

아니면 순진하리만큼 행복해하는 그녀의 말이 너무나도 비현실적이어서 화가 나는 것인지. 

내가 왜 화가 나는지 알수가 없다.


우리는 대화를 중단했다.


어쩌면 네 병때문에 네가 그리도 예민한가봐.

그녀는 재빨리 돌아선다.


내 병은 나의 약점이 아니다.

내가 아픈 사람인 것을 잊으리만큼 난 건강하게 살고 있다.

이성적으로 인생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면서 살고있다.


그녀의 말은 모순이 있다.

인생을 잘 알수록 행복하다는 말을 뱉어놓고,

내가 내 병에 대해서 이야기한 것을 후회하게 만들었다.

넌 아프니까 예민한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순간,

그녀는 '아픈 것을 잘 알고 있는' 나를 불행하게 만들었다.


왜 인생이 그렇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게하지.

왜 그것을 인정하는 순간 나는 모자란 인간인 것처럼 치부되지.

너도 분명 선을 긋잖아.

내가 너무 부정적이라고. 

행복하게 살아도인생은 짧은데 왜이렇게 부정적이냐고.

그것은 편견이고 오만이잖아.


나는 속으로 대답한다.

무지에서 드러나는 쓸데없는 생각들과 논쟁을 하는 것은

시덥지않은 것임을 알기때문에.

나는 입을 닫는다.





#.


클렘이 보고싶다.

이렇게 화나는 일이 생길때마다 나는 그를 찾는다.

그는 분명 답을 알고 있을 것이다.

내 속안에서 일고 있는 분쟁이 무엇인지 그는 현명하게 내게 답을 줄 것이다.

내가 어떻게 이 감정을 다스려야하는지.

내가 요즘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분명 그에게는 털어 놓을 수 있을 것이다.

왼쪽뇌가 저릿해온다.




#.


늦을수록, 더욱 꼭 안아줘.

클렘의 새 플랏메이트들처럼.

나도 그럴생각이다.


왜 이제왔느냐고 가슴팍을 치겠지만.

니가 늦을수록, 난 더욱 꼭. 

그럴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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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되는것은 외로운것.

2012. 6. 19. 08:26 from ++

고민을 해보아도, 쉽지않은 결정들이 있다.

인생을 살아보니 그렇다.

뭐 인생 그자체가 워낙 불확실성에 대한 것이니, 

그것을 누가 쉽다고 하겠나.


하지만 반대로 확실성을 넘어야할때가 있다.

쉽게 말해, 확실한 길을 버리고 불확실성을 택해야할때.

그것을 흔히들 용기.있는결정이라고한다.

하지만 지금 내게 이것은 용기.라기보다.

어쩔수없는 선택이다.

그리하여 누구를 탓할 수도없게되었다.

내가만든. '선택'을 탓해봤자.

내얼굴에 침뱉기밖에 더되겠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이런것이었다.

선택을만들고, 

그선택을 스스로 존중해야하는것.

타인에게 물어보아도 

답은 결국 내가 만드는 것이니,

당연히 외로울 수 밖에 없다.


좋은 기회가 왔다고, 

그것을 어떻게든 떼를 써서 잡기에는.

나는 너무 어른이 되었다.


가슴을 치면서,

서럽다, 속상하다 울어보았지만.

결과는 바뀔수없고.

모두가 어른이 된 지금.

다들 머리속으로 본인들 생각을 먼저하기마련이며,

그것을 이해못한다면,

나는 아직어린애일텐데.

이미 나는 어른이기때문에. 

가슴치면서. 울면서.

이해한다. 라고했다.


어른이되는 것은 

힘든일이 많아져서,

혹은 돈을 벌어야해서.

혹은 내 앞가림을 똑바로해야해서,

힘든것이 아니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외로워서.

이 머리속에 꽉찬 이해심.으로 

더욱 외로워지기때문에. 힘든 것이었다.


외롭다.

몸서리치게.

눈물을 주룩주룩 흘렸다.

가슴을 탁탁탁쳤다. 

답답함이 가시질않는다.

이 꺼진 마음을 어떻게 복구하는지.

그것도 어른.이기때문에.

어른스럽게. 대처해야하는데.

나는 아직 거기까지 어른은 아닌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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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과 오만.

2012. 4. 28. 02:05 from ++

#1.

오만과 편견은 누구나 좋아하는 고전이겠지.

제인 오스틴은 분명 천재였을터.

삶의 지침을 간단한 두 단어로 요약했으니까.

편견에 사로잡히지말것이며, 

오만하지말라.





#2.

문득 그런생각이 들었다.

멘토링 워크샵에 지원하려고 머리를 짜내는 와중에.


왜 지원하려고하는지.

뭘 가지고 올수 있는지.를 써야하는데.


첫번째 질문은 타당하다. 

당연히 그럴싸한 목적을 가진 이유가 있는 사람이 가야하므로.

그런데 두번째 질문은 결국 내가 뭘 잘하는지를 써야한단말이다.

노트를 펼치고 백번 생각해봐도 내가 대체 뭘 잘하는지 모르겠단말씀.


그래서 첫번째 질문을 먼저 생각해본다.


멘토링 워크샵이다보니, 

젊은층에게 디자인 인터렉션에 대한 정보를 주어야한다.

그들에게 앞으로 더 디자인 인터렉션을 공부하고싶은 욕구를 심어주면 더 금상첨화다.


나는 한국에서 시간강사일을 하다가 왔으니 당근 가르치는 일이 좋다고 써야지. 하다가.

그러다가 결국 생각은 옆길로 샌다.

이렇게 머리박으며 공부하는 이유는 뭐란말인가.하는 질문으로.

나는 다시 강단에 서고 싶은 것일까.

돈도 못벌고, 알고보면 엄청나게 정치적인 그곳으로.

학생들이 어떤 큰 모티베이션이 없다면, 

교수들은 나태해지거나, 지치거나 하는 두가지 양상으로 바뀌어져버리는 그곳으로?


그러다가 또 생각이 옆의 옆길로 샌다.

문든 대학교수가 된 J가 생각난다. 

그를 처음 만났을때 그는 분명 재미있는 사람이었다.

뭔가 멋지고 인간냄새나는 아티스트였는데.

지금은 어쩐지 오만한 똥냄새가 난다.

하는 작업도 다 구리고,

시커먼 속내가 다 보이는 작업들뿐이다.

이름값이 높아지다보니

해놓는 작업들은 어떤 바탕이 깔려있던 상관없어진다.

그저 팔리기만 하면된다.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은 같은데,

그것도 단순히 그냥 나태해지니까 그것마저 안하면 안되겠어서 그러려니해보인다.

이건은 편견인가. 아니면 오만에 대한 나의 판단인가.


이것이 단순 나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할지라도,

그가 뭔가 오만에 빠진 돼지처럼 된것은 사실이다. 라고.

못박은 내마음은 어쩔수없다. 


그가 서서히 나를 멀리하는 것을 느끼면서.

(어떤이유인지 궁금하지도 않다. 아마도 그 오만한 똥물때문이겠지. 똥물에 꼬인 똥파리떼들한테서 시끄러운 잡소리를 들어서겠지.)

나는 그를보면서 그런생각을했다.


나는 그러지말아야지.

나는 저리되지말아야지.


나는 공부 열심히해서 좋은 사람되어야지.

그런데 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

어디까지가 겸손이고, 

어디까지가 오만인가.


이건 살아가면서 내가 계속 해야하는 질문이다.

질문을 놓치는 순간,

인간은 쉽게 판단하고 오만해진다.


단순히 생각만,

생각만.하는 인간은 되지않겠다.



#3.

제인 오스틴이 말하는 세상밖의 진실은 그렇다.

오만함을 내려놓으면 진실이보이고,

편견을 버리면 진심을 안다.




#4.

아. 어쨌거나.

생각의 옆길을 접고, 또 할일을 시작해야지. 

해야지. 

오늘 할일을 내일로 미루지말고, 

오늘부터. 지금부터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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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화가나있었다.

무엇보다.나의 무지.인간들의 무지때문에.

나는 클렘에게 이야기를 하고싶어진다.

비록 내가 서울에 와있지만, 지금처럼 그가 절실할때가 없다.

때마침 그가 스카이프에들어오고. 나는 하소연을 시작한다.

슬프다. 왠지 오늘. 그러면서.


그가 말한다. 

오늘, 이스터잖아. 난 이스터가 젤 좋아.

내가 맞장구를 친다.

이스터는 고통뒤에 오는 기쁜날이지.

맞아. 그래서 난 이스터에 제일 행복하다.


그는 보스턴에 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내가 나중에 미국서 일하게된다면 너를 데려올수있게 할게.

우리같이 일하는거야.

갑자기 위안이된다.

그래. 뭐. 런던에서 졸업하고 미국가자.

아마 그곳에 우리가 원하는 더 큰 구멍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그래. 유명한 디자이너나 아티스트가 되기를 바라기보다는.

우리는 구멍을 찾아서 매꾸는 사람이 되자.

디자인과 아트를 내려다보는 사람들을 탓하지말자.

우리는 사람들을 도와야만 해.

사람들은 참으로들 안행복하다고하지.

우리같은 사람들이 그들을 도울수 없을 것이라고하지.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치않는다.

우리같은 사람들이.

아마도 그들을 도울수있어. 그러니 반드시.


우리는 그런사람이 되자. 


그러기위해서는. 네가 먼저 행복해져야해.

네가 그 에너지를 아끼고 너에게 쏟아부어야해, 지금은.


화가나있겠지.

실망도크겠지.


하지만 그것이 인생이야. 인생이 바라는 대로 항상 되지는 않잖아. 나도 알아.


 그래. 그렇다고 너도 같은 사람이 될거라고 생각하지마.

너는 수미잖아. 박수미. 그런 하나뿐인 사람이니까.

너는. 너인걸. 


클렘이 그림을 그린다.

큰 그림.

그가 부럽기만하다.

너무나도 어른스럽다.

나는 어찌 아직도 우는 소리를 하는 것일까.

그가 없으면 어쩔뻔했나 오늘.

나는 분명히 화가난 상태로 잠도 들지못하겠지.

런던에 당장이라도 돌아 가고싶겠지.

그렇게 오고싶어 앓아누웠던 서울에 마침내 온것을 후회했겠지.


나는 새삼 내가 런던에 간것에 감사하다.

이렇게 좋은 사람들에 둘러쌓여 살 수 있는 순간을 누릴수 있게 되어서 감사하다. 

심지어 이렇게 살아있는 것도 감사하다.

나를 이렇게 감사하게 해주어 감사하다.


우리가 런던에, 서울에, 보스턴에, 베를린에, 아니면 달에 떨어져있더라도,

우리는 계속 이어져있을거야.

그가 안심시킨다.

당연하지.

내가 잽싸게 대답한다.


어서 자. 내가 이렇게 몇천마일 떨어져있는데서 너 생각할게.


그래. 오늘은 이만 자야겠다.

좋은음악듣고, 좋은꿈꾸면서.

그리고 내일부터 나는 좋은 사람에게서 좋은 에너지를 받았으니, 

이제 그것을 어떻게 나를 위해 아껴둘것인지 생각하겠다.

그리고 그것을 사람들을 돕는데에 쓰겠다.

우리는 반드시 사람들을 도와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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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단추와.그다음단추.

2012. 1. 16. 11:21 from ++



RCA에와서의. 첫번째프로젝트는.
개인적으로도. 튜터들한테서도.
가장 만족감을 얻은 프로젝였다.
물론 지금까지 세가지프로젝트밖에 진행하지않았지만.
첫단추는 잘채운셈이다.

첫단추를 잘 채웠을때의 이득은.
알고있듯이. 꽤나 괜찮다.
우선 튜터들과 친구들에게.
내가꽤괜찮은뭔가가 있는애라는.
어떤 이미지구축이 된다.
첫프로젝은 빠르게진행되었기때문에.
서로를 알기회가 많지않았는데.
그때문이었는지 어쨌는지간에.
프로젝 진행내내 말한마디 안걸던애들도.
크릿이 끝나고나서는. 조금씩 달라지는 것을 느낄수있었니까.
튜터들은 물론이다.
내포폴만보고나를 덜렁 뽑아놓긴했는데.
실제로 진행한 작업을 통해서.
나를 판단할 수 있게되니까 말이다.

 

하지만요즘드는생각은.
첫단추를 잘채워야. 나머지단추들을 잘 채울수있다는말이 사실인건가.하는 의구심이다.
어찌보면 맞는말이다.
첫단추를 어긋내면. 나머지는 자동적으로 어긋날수밖에 없고.
마지막단추구멍이 없다는것을 알아챘을때는.
이미 너무 멀리와서.
마지막부터 단추부터 차례로 풀어내고.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시작해야한다는 사실에.

짜증이 솟구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우선 첫단추를 잘끼우긴했는데.
두번째.세번째단추가 잘 안끼워지게되니까.
내가할 수 있는일은.
단지 
첫단추를 쳐다보면서.
대체어떻게끼웠길래 저걸끼웠지.하게된다.
자꾸만.그 첫단추를 끼웠을때의 기억을 되살리려고만한다. 
두번째단추구멍은 다르게 생겼을수도 있는데말이다.

제임스가 첫학기리뷰를 보냈는데.
거기에도 그렇게 적혀있더라.
첫프로젝은 정말 좋았다고.
그리고 두번째,세번째 프로젝은 
첫프로젝의 성공에 비해서. 약한부분이 있었고.
그것을 첫프로젝때의 경험과 견주어서 맞춰간다면 좋을것이라고.


음. 왠지 모르게 부담스럽다.이젠.
첫프로젝이 운좋게 그렇게 된거처럼 보여질까봐.
매번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싶은 오기가 생긴다.
사실 스스로를 자유로운영혼이라고 주장하지만.
달려라하니.만큼이나 오기와 경쟁심이.
내장된. 수미파크 아니겠는가.

하지만.새학기가시작되고서도.
아직도.갈길을 못찾고 일주일째 헤메기만하는 내모습을보니.
과연. 이 옷을. 이 다음 단추를 어떻게 고쳐서 채워넣어. 입고나갈수있을지.
의문스러워진다.

끊임없이 질문하고. 답을 찾아나가는. 
이 고통스러운 전공은 내가 택했다.
그리고 이 혼란스러운 고통의 연속은 내가 원했던것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단지. 그것을 원했다고해서.
고통이 아프지않지는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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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답하지 않아도 돼.

2012. 1. 6. 09:42 from ++

RCA는 각 과마다 다르겠지만, 퍼스널 튜터 한명이 4-5명의 학생을 관리한다.
지금 현재 내 튜터는 James Auger. 

첫학기마지막프로젝트때의.
개별 튜토리얼에서.
제임스가.묻는다.
네생각에는 소셜컴퓨팅(Social Computing:당시의 프로젝트 주제)이 뭐라고 생각하지?
나는대답하려고입을열었다.
하지만 그가 막아선다.
지금 당장 대답하지않아도돼.

내가. embodied technology며 wearable technology를 프로젝에 어플라이하겠다고 하자.
제임스가 다시 묻는다.
지금 현재의 테크놀러지상에서도. 우리가 가지고다니는 포터블한 기기들이.
이미 이렇게나 작고.
이렇게나 가지고다니기 편리해졌는데.
embodied technology가 왜필요하다고 생각하지?

말문이 잘 트이진않지만, 그래도 반사적으로 나는 대답하려 애쓴다.
그가 또다시 막아선다.
지금대답하지않아도돼.

필립스도 그렇고. 몇몇 스포츠웨어 회사들이 웨어러블 테크놀러지를 개발하려고했지만.
지금껏 성공한것같지않아. 그런데 왜 너는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하지?
again, 지금 대답하지 않아도 돼.

한다.
하지만 나는 따박따박 대답했다.
그들이 실패하였던 것에는.
그들이 목적을 바로세우지않았기때문인거예요.
사람이우선이아니라. 사업이우선이었으니까.


그가 끄덕인다.
맞아.
하지만 지금 대답을 알려고 하지 않아돼.
앞으로 계속해서 그 질문을하면서 답을 찾으려고 해야돼.
그게 지금 네가 해야할 일이야.

다시한번생각해도.
제임스.
좀.멋지다.
난.우리학년중에.최고로 퍼스널튜터에대한.애착이강한.사람이되어버림. 유유.

오랫만에 학교갔다가 제임스를 봐서그런가.
아님 담주부터 봄학기시작해서 그런가.
왜이렇게 튜토리얼이 기다려지는거. 쿠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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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기싫어.귀찮아권법.

2011. 5. 17. 00:18 from ++

-.
내가 싫어하는 월요일부터 화요일 그리고 수요일오전.
이제 3주만 더 고생하면 되는데말이야.
왜이렇게 월요일마다. 이렇게 게을러 빠지냐 이말씀이다.
내일은 더군다나 시험이 있는데.
난 이렇게 배를 두드리며,
나몰라라.하는중.

바빠죽겠는데, 인지공학수업듣고 이나라를 뜨겠다고.
아아아.근데 왜이렇게. 아무것도. 어떤것도. 하기싫냐.

하기싫어권법.
귀찮아권법.
내가 머리가크고, 이렇게 많은 해를 살아오면서 줄기차게
질리지도 않고, 주구장창 쓰는,
자꾸 꺼내쓰면 안되는 권법이 왜이렇게 튀어나오냔말씀.

-.
어쩐지, 심장뛰는 소리에 잠못자겠더만.
어쩐지, 상태가 안좋다고 한소리 듣겠다 싶었더니만.
오늘 병원에서, 
병이 아직도 아직도 아직도. 안가고 있다고.
나 이번달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약도 열심히 먹고.
밥도 많이 먹고.
스트레스도 안받으려고.
흑흑.
제발 꺼져. 너 이놈의 병.

 
-.
병원다녀오는 길에,
그래도 여권과에들러서, 여권신청성공.
작년에 전자여권새로했건만.
아무리아무리찾아도없고.
비행기표도 사야하고, 곧 여권카피도 보내야하고. 해서.
그냥 빠르게 분실신고+재발급신청.
작년 월드컵때 밤새도록 음주가무를즐기고.
미국에 급하게 가느라,
구청 여권과앞에서 즉석사진으로 찍어넣은 여권사진이,
꼭 마치 몇년은 쫓긴 수배자같은 얼굴이어서,
안그래도 미친듯이 싫어했는데.
잘됐다, 이심정인거. 헐.


-.
내일은. 기필코.반드시.
시험을 보러가야할텐데.
공부하나도 안했네.
왜? 무슨자신감으로!??
아하하하하.
미쳐가는구나 박수멩.


-.
오늘 퍼기 언니를 리젝했다.
정확히 만나면 그녀의 스타일리스트.
뭐.이것이 일생의 기회였는지 모르겠다만.
작가로서의 자존심때문만이 아니라.
왠지 누군가 뒤에서 하지말라고,
리퓨즈하라고.붙잡는것같아서.
좋은 기운을 뿜어줄때.
아마도 나에게 새로운 기회가 올거라고 믿는다.

왠만하면 이런것으로 고민도 하기싫은데,
사실 굉장히 유혹적이었으니까.

어디 나가는 길이라고, 내일 전화하노라는 e를
5분만, 5분만 통화해. 도와달라고-.를 외쳐서.
붙잡아 들은 충고에.
(역시 자랑스러운 오빠같은, 넓은 가슴과 명석한 두뇌의 e!!! @_@ )
그래, 까짓거 해보자.했었는데.
3시간도 안되어서 그맘이 싹달아나게굴더군.

헐리웃스타던, 월드스타던간에,
난 체계없이 일하는 것은 딱 질색.
예의없는 것도 딱 질색.
내가 너보다 위에 있으니,
넙죽 받으라는 것도 딱질색.
퍼기언니탓이 아니니, 미워하진 않겠지만.
그래도 사람 잘 부려야한다는 거.


-.
하나씩 해결하자.하나씩.
일단 졸린건 어떡하나. 이거먼저..해결.?
푸푸,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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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고민.학교고민.

2011. 4. 21. 22:17 from ++




작년말에 급하게 유학을 결정했다.
11월부터 시작했으니 사실 12월에 원서를 넣겠다는 것은 엄청난 욕심이겠거니했는데.
단대 졸전도 돌봐줬어야해서 그렇고, 하고있던 프로젝도 그렇고 해서..
하루에 2-3시간씩 자고 일하고 하니까. 세상엔 안되는일이 없더라.
영어 성적을 급하게 내야해서 무진장 걱정했었다.
서류, 포폴, SOP, 추천서가 제일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데드라인이 다가오는데 시험성적이 없는 것이..
사실 가장 가고싶었던 학교는 MIT Media Lab.
그것때문에 영어시험도 IELTS를 선택해서 엄청 고생했다.
올해부터는 토플을 받지않는 학교의 공고때문에..
뭐 아쉽게도.(?) 큰 기대는 않았지만 미디어랩은 떨어지고말았네.

어제 원서를 넣었던 마지막 학교에서 합격소식을 끝으로 나의 유학 도전기가 공식적으로 끝났다.
MIT는 비록 떨어졌지만 대부분의 학교에서 모두 어드미션을 받았다.
SAIC, RISD, NYU (ITP) 그리고 어제 발표가 난 RCA.
UCLA는 인터뷰보고나서 어드미션 직전까지 가긴했는데, 영어성적이 조금모자란탓에 다시 셤보는 것에 지쳐서 그만 자체 패스.
영어셤은 단기간에 그렇게 성적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이지만,
그래도 그만하면 괜찮은 성과다.

RISD에서는 장학금도 주겠다고 하니, 갑자기 고민된다.
사실 NYU나 RCA가 우선순위였는데 말이다.
SAIC는 그렇게 생각이 있지 않았는데 한번 넣어본거라.

어제 RCA에서 어드미션을 받고나니까. 
사실 가장 가고싶은 학교였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중에 잠깐 이멜 체크하는데 합격 메일이와서. 소리질렀거든.ㅋ
사실 인터뷰 날짜도 잘못알고, 
갑자기 미니 프로젝트를 시험으로 내줘서,
엄청 고생하고 달달 떨면서 겨우 인터뷰봤던 기억이난다.
특히 Dunne & Raby 커플을 직접 보게되니(화면상이지만)
왠지 연예인이랑 알게된 느낌이랄까.
뭐 워낙 인터렉션 파트는 좋은 작품도 많이 내고,
명성이 자자했으니 아무리 내가 박수멩이지만, 과연 될까 반신반의했기때문.

NYU는 내가 지원한 학교중에서 가장 무뚝뚝한 학교였고,
SOP자체가 까다로워서 고생한 기억이 난다.
그래도 SAIC다음으로 합격 소식을 들었기때문에 꽤나 신선한 충격.

장단점을 생각해보면,
NYU는 뉴욕이라는거. 엄청 큰 장점이다.
무진작 프렉티컬한것이, 장점이 될지, 아니면 단점이 될지.. 
한국인이 많이 나왔고, 종합대학이다 보니, 네트워크는 훌륭하다는 장점.
하지만 요즘 들리는 소문엔, 그저 그런 작품만 내어놓고 있고, 분위기도 어수선하다고.

RCA는 학교는 무진장 가고싶다.
정말 오래전부터 좋아했던 학교고, 내 작품성향하고도 잘 맞을듯.
인터렉션과는 워낙 좋은 작품들이 꾸준히 나와서, 인터네셔널리 네임 밸류도 있고...
워낙 경쟁이 쎄고, 들어가기 힘들기도하지만 졸업도 힘들게 하게된다는 소문이.
하지만 런던. 
아. 난 런던은 개인적으로 별로다.
공해도 심하고.
날씨도 흐리고.
우울하다.
더군다나 난 맥주마니아가 아니라는것.
그리고 학비 생활비도 엄청나게 비싸다는거..

RISD는.. 
사실 너무 정숙한 이미지?
그래도 장학금.. ㅎㅎ
그리고 학교측에서 너무 웰컴을 해주니..

아..
행복한 고민일까.

방금 E.와의 짧은 대화는 내 맘을 더욱 RCA로 향하게 하는구나..
힘들다 힘들어.

조만간. 비행기표를 어디로 사야할지 결정을 하긴 해야겠구나.
그래도. 곧 떠난다. 
go for it and you'll never look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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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레이시스트는 싫다고.

2011. 3. 5. 00:40 from ++


작년에 LVMH사와 인터뷰 프로젝트에 컨트리븃한적이있다.
몇주전, 그때 나와 직접 만나서 인터뷰를 주도했던 크리스토프가 메일을 보내왔었다.
뭐 자세한것은 아직 업데이트되지 않았지만, 디올에서 내게 관심을 보였고.
그래서 연락이 곧 될 것이라는 것이었고.
무엇보다 나를 들뜨게 했던 것은 존갈리아노와 컨텍이 될것이라는것.

하지만, 오늘, 패션계는 냉혹하다며 하이디 언니가 맨날 말한것처럼
 - One day you are in, but next day you are out. -을 증명이라도 하듯. 
패션계의 천재인 이사람이 패션계 뿐만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out.되고 말았네.

오늘 누워서 뉴스를 보다가 정신을 바짝 차리게 해주었던 것은 다름아닌.
존갈리아노의 유대인관련 막장 레이시즘 발언 파문과 디올에서의 해고. 소식.

이기적인 마인드일지는 모르겠지만. 제일 처음 들었던 생각은.
아. 아깝다. 갈리아노를 만날기회를 놓쳤군.
디올은 정신없겠군.
컨텍은 늦어지거나 물건너가겠군.
뭐 이런수준.

박수멩. 수준이 이런수준인가. 흑.


며칠전, 
어의없는 인간의 개념상실 멘트에 분개하던 일이 생각난다.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었는지 권모씨(누구라고 말하고싶지않지만)는 나랑 알아온 수십년의 세월에서
늘상 나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었던 모양이다.
나는.그것을 깨닫는데 무려 수십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것이다.
내인생과 인격을 깔아뭉개는 근자감의 무개념 말들은 나로하여금 소름돋게 분개하게끔하였다.
사람들은 각자의 인생과 가치관과 삶의 방식이 있는 것인데.
나와 다르다고. 그 인생까지 무시하고 깔보면 안되는 것이 아닌가.

한낮 별것아닌 아줌마의 근거없는, 사람 무시하고 깔보는 멘트에도 나는 상처입고 분개했는데.
대중의사랑을 한몸에 받던 갈리아노씨의 근거없는 무개념 막장발언은 정말이지 안될말이다. 참아줄수가 없다.
소수민족의 한사람으로.
그쪽들 인생이 소중하듯 남들의 인생도 소중하다고 믿는 대다수의 보통사람의 하나로서.

존갈리아노의 실험적이고 distorting된 미학적 프로세스를 늘 동경해왔었다.
곧 그와 연락이 닿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내 인생에서 가장 획기적인 장면중 하나가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사건이 이 기대를 무너뜨려 실망스러운것라는 것을 숨기진 않겠다.
그렇지 않다면 너무 뻔한 거짓말이니까.

하지만 만약 그가 그토록 레이시즘에 갇혀 사는 뻔뻔한 인간이라면,
그정도 수준밖에 안되는 인간이라면.
나도 함께 일하고싶지 않다.
어떤 예술도, 작업도, 나누고 싶지 않다.

편견에 사로잡힌 오만한 사람들은,
그아무리 유명인사라 할지라도.
내인생에서도 무조건 out.이다. 
현재에도, 미래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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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gan

2011. 1. 9. 15:49 from ++





토고에서 살고 있는 어제부로 내 딸이 되어준 다간이를 위해서라도 나 열심히 살겠다.
올해부터는 다간이가 학교에 다니면 좋겠다. 이제 겨우 다섯살 남짓되었지만, 유치원이라도 다녀야할텐데.
한달에 몇만원 안되는 돈으로 내가 너의 생계를 도와줄수있어서 고마워.
이름만큼 이쁘고 귀여운 다간이. 나중에 토고로 꼭 가겠어. 너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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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2011. 1. 4. 11:10 from ++


이번겨울은 안아프려고 그렇게 발버둥을 쳤는데.
쉽지않구나 피해가는거.
감기에걸리고말았다.
중요한일들이 코앞에있는데.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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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와시갱

2010. 12. 28. 19:19 from ++

요즘한창빠져있는드라마에서 라임이에게오스카란위로이고영원한아이돌인데
사실공감가는대사가많아서웃을때가많다.
어릴때부터열렬히성시경팬이었으니.
사실너무차갑게던지는말투에상처받고돌아서는팬들도많았는데.
난딱거기그부분이좋아서
부끄럽지만.근십년째팬을고수중.
커오면서수많은뮤지션들의팬이되었지만,
사실내게아직까지아이돌이고위로인뮤지션은그뿐인가.푸푸.
어릴때는팬클럽이며사인회며콘서트를빼먹지않고가기까지했었으니.
내심지금생각하면재미있었던추억이다.

콘서트표가매진되지만않는다면돌아오는콘서트에는꼭내돈내고가리라.
대학때.이담에필드나가면.뮤비내가만들어주겠다고,꽁짜로라도.했었는데.
하하.맡겨준다면뭔들.지금이라도.

잠깐티비에서하던예전우결을보다보니.
윤지생일을위해 유키구라모토님이 납신다.
뭐.평범한사람들생일에는절대로일어날수없는이벤트지만.
티비쇼이니까.
하지만 평소동경하던유키구라모토가 그녀만을위해서 피아노를쳐주는부분에.
눈물펑펑쏟고는.그런다.
유키구라모토는.그음악은.
나에게늘.위로였고.함께였고.지금의내가있게해준.그런음악이라고.

그러고보면.음악이라는것이참으로무서운힘을가진것은분명하다.
기억을지배하는무서운힘.
위로가되어줄수있는무지막지한힘.
빠리의차가운밤거리를걸을때마다들었던sia의brethe me.
똘비악거리의 우리집이생각나게해주는 sufjan stevens의 to be alone with you.
부산앞바다에서이어폰하나씩나눠끼고누워서들었던.sunny.
미스터푸우가 눈감고들으면 위로가된다고했던 bjork의 cocoon.
길가다들어도멈칫하게하지않는가.


아.이럴때가아니야.어서할일을하란말이다박수맹.
아래사진보면참아이돌스러운데말이야.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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