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보니 벌써 나이를 이만큼 먹었다.
아이가 이미 일곱 살이 되고 친구집에서 자고와도 될만큼 크는 동안 나는 그렇게 많이 크지 못한 기분이다.
사십대가 되고 나면 이상하게도 가장 좋을 줄 알았다.
이십대의 혼돈도 없고.
삼십대의 압박도 없고.
뭔가 안정을 찾을 줄 알았는데.
뭐든지 화가 나고 무섭기도 한 나이가 되었다.
불의와 불평등에 화가가나고,
목소리를 내지않으면 무시당하고,
목소리를 내면 시끄럽다 취급당하고,
그래서 더 화가 나고,
힘이 없어서 슬프고,
동지라고 쉽게 여길 수 있는 사람들이 없어서 화가 나고,
사람을 믿지 못하고 늘 한켠에 의심을 해야해서 슬프고,
그와 동시에 이 모든것을 발로 차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면 되겠다고 훨훨 날았던 어린시절과 달리
지킬 것이 많아져서 겁이 나서 힘들다.
화만 많아지고.
뱀처럼 뒤틀린 것 같다.
나는 내가 자랑스럽게 변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자랑스럽지 않다.
언니에게 농담처럼 말했듯이
나는 전생에
오랑캐였나.
왜 이렇게 매번
앞으로 한 발 가려면 옆에서 발걸어서 넘어지는지 모르겠다.
물어볼 사람도 기댈 사람도 없다.
자랑스럽지 않은 나를. 바꿔야한다.
기품 있게 바꾸려면 여기서는 더 못 버틸 것 같다.
출구를 찾아야 한다.
이 상황에서 밖으로 나가야 한다.
이미 이곳에서는 틀려져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