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돌아 가신지 벌써 거의 십삼년이 지났다.
나는 할머니가 키워준거나 다름없는데.
이상하게도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그당시를 제외하고는.
할머니를 생각해도 슬프지 않았다.
가끔 언니가 할머니를 생각하고 슬퍼할때.
나는 할머니의 제일 친한 친구가 나였기때문에.
그때 나는 할머니와 많을 것을 했기때문에.
아쉽지 않다고하면서.
나는 같이 슬퍼하지 않았다.
슬퍼지는 것이 이상할 정도로말이다.
이상하게도 할머니는 십삽년동안.
손에 꼽을 정도로만 내 꿈에 나타났다.
나는 할머니의 제일 친한 친구였는데.
어째서 꿈에 나타나 주지 않는 것일까. 조금은 섭섭할 지경이었다.
슬프지 않아도.
보고싶긴하기때문이다.
어제.
간만에 할머니가 내 꿈에 등장한다.
무슨 일인지 우리는 함께 공항에 있다.
나는 어디론가 향하는 비행기를 기다리는데.
할머니가 기어코 배웅을 나왔다.
그런데 아차. 생각했다.
할머니 혼자서 집을 찾아가기엔 공항이 너무 멀었다.
가는 길도 복잡하고. 버스타고 지하철타고. 갈아타고 가야하는데.
할머니는 모르는 길은 혼자 가지도. 멀리 나서지도 않는 사람인데.
나는 마음이 복잡했다.
할머니를 데리고 커피숍이라도 앉아서 차근히 방법을 연구하리라 하는데.
커피숍 근처에 거의 다왔는데.
비행기 떠날시간이 30분도 채 남지 않은게 보인다.
이런.
나는 할머니를 다시 데리고 게이트까지 간다.
우왕좌왕 어쩔줄 모르는데. 비행기 게이트가 닫히려고 하고.
비행사 직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무전기로 아직 한명이 못탔으니 게이트를 홀딩해달라고 바쁘게 연락한다.
나는 할머니가 걱정되어서 어쩔줄 모르다가
그들에게 엄마의 전화번호를 적어 꼭 전화로 할머니를 데리러 오라 말해달라고 한다.
엄마의 핸드폰 번호를 적는데.
숫자가 제멋대로 자꾸만 틀리고.
시계바늘은 이제 15분전이라고 한다.
나는 어쩔수없이 게이트를 향해 뛴다.
뒤돌아보니 할머니가 도우미들에게 둘러싸여있다.
나는 엄마의 전화번호를 다시한번 확인차 외쳤지만.
그들이 듣지 않는 것만 같다.
나는 잠이 깼다.
이것은 무슨꿈일까.
나는 처음으로 많이 슬퍼졌다.
할머니가 없다는게 십삼년만에 슬펐다.
나는 언니에게 전화를 걸어 꿈 이야기를 하며
목놓아 울었다.
많이 힘들구나.
언니가 훌쩍이며 말했다.
그래. 정말 그래.
나는 대답했다.
나는 요즘 삶이 행복하지가 않다.
버겁고 힘들고 지친다.
나는 조금은 이 삶의 행태에 억울한 심정까지 든다.
그래서 나는 줄곧 다시 행복해졌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나의 기억은 그때가 따듯하다고 생각하나.
나는. 할머니가 지금. 내옆에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