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화작가의 작품을 첨 접한것은 아마도 몇년전 인터넷바다에서 서핑하다가 우연히였겠다.
단순하지만 약간은 장난스러운 트위스트에 마음이 동하는 것 같았는데,
사실 2008 디자인올림피아드에서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모은것 까지는 좋았지만,
당시 디자인올림피아드자체에 꽤나 적개심이 있고( 지금도 별로 대단한 페스티벌이라고 아직 인정해주고싶지않다만 )
그래서 그런거였는지,
잠실 주경기장을 빼곡히 둘렀던 플라스틱 발은 개인적으로 크게 와닿지 않았음.
하지만 녹색 소쿠리들을 이용한 미로나 연못에 띄운 가짜 연꽃이나, 경찰들 모형을 주워다 세워놓은 작품등은 정말 멋지다고생각.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느냐. 그렇다고 시원하게 대답하는 최정화 작가님이 왠지 부럽게 느껴짐.
음. 작가 개인적으로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냐고 물어본다면,
그 마음과 능력만 있다면야.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 수 있지만,
그 마음을 가지기가,
그리고 그 능력을 펼치려는데 귀찮음증을 느끼지 않기가 참으로 힘이든다는것을 감안하면 감당하기 어려운 대답아닐런지.
예술가들이 곧 다 사라진다고한다면 나는 조금은 슬플것같네.
오늘 어쩌다가 알게된 언니의 친구 모군이 내가 아트를 한다고하자,
자기도 그림을 그린다고하길래 나는 간단히 대답할수밖에 없었다.
I know.
푸, 그래 알지 니가 그림그릴수 있는거.
비웃는거 아니구 진짜로 안다고.
금융전문가앞에서 나도 돈 셀줄 알고, 저축할 줄 알고,
소설가앞에서 나도 글 쓸줄알고,
음악가앞에서 나도 노래 부를 줄 알고,
그런거겠지 첨에 생각들다가,
그래 니그림 어떤데 살짝 궁금하기까지 하던걸.
그런것마냥 참으로 예술가 되기는 쉽다. 맞다. 최작가님의 말이.
그분의 의도는 그게 아니겠지만. 따지고 들자면.
주변을 잘 살펴보고 그런 심미안만 있다면 쉽게 자신처럼 될 수 있다는 용기의 말씀이시겠지만.
그 심미안이 과연 쉽냐 이거다.
btw, 김치맛이 개인마다 다 다르듯이.라는 표현은 참 말씀한번 잘하시네 절로 생각했다.
오늘 여친구에서 웅이가 미호에게 말한것처럼, 미호가 웅이에게 말한거마냥
안괜찮은데 너를 좋아해가 아니라, 너를 좋아해서 괜찮아.
니가 필요해서 너를 좋아해가 아니라, 너를 좋아해서 니가 필요해.
하하, 유치한 대사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너를 좋아하기때문에 그래서 선택의 여지가없이 뭐든 괜찮아졌고 니가 너무 필요해졌겠지.
아트를 한다는 것도 이것에 일맥 상통이다.
누구나 아티스트가 될수 있겠지, 암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나는 어떤 선택에 의해서 아티스트가 된것이라고 믿지 않아서일까.
아티스트가 되려고 아트를 하는것이 아니라, 아트를 하지 않을 수 없어서 아티스트가 된 것이라고.
아트 오타쿠라고 할수 밖에 없는 이유. 선택이 아니라구.